미국, ‘관세의 벽’에서 ‘협상의 문’으로
- 공유 링크 만들기
- X
- 이메일
- 기타 앱
미국이 지금, 조용히 방향을 틀고 있습니다.
한때는 ‘관세의 나라’로 불릴 만큼 벽을 세웠던 그곳이,
이제는 그 벽의 일부를 스스로 허물기 시작한 거죠.
트럼프 대통령의 목소리는 여전히 단호합니다.
“미국의 이익을 지키겠다.”
그 말의 결은 변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 톤, 그 리듬은 조금 달라졌습니다.
‘모두 막겠다’에서 ‘필요한 곳만 막겠다’로.
그건 마치, 벽돌을 쌓는 손끝이 잠시 멈추고
어디를 더 높이고, 어디를 비워야 할지를 가늠하는 순간 같아요.
이제는 국내에서 만들지 못하는 것들,
예를 들어 커피(coffee), 코코아(cocoa), 향신료(spices),
그리고 열대 과일(tropical fruits) 같은 것들 —
그런 것들에까지 관세를 매기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다.”
그게 지금 워싱턴의 새로운 리듬입니다.
그래서 행정부는 움직였어요.
‘Annex II’, ‘Annex III’ —
면제 목록이 조용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LED, 금, 광물, 항공 부품, 식품 원재료...
리스트는 길어지고, 그만큼 숨통이 트이는 산업도 늘어나죠.
하지만 반대편에선, 강철처럼 단단한 정책이 다시 세워집니다.
바로 Section 232.
이건 트럼프가 애초에 가장 좋아하던 도구예요 —
“국가 안보를 위해서라면, 관세는 정당하다.”
그 말 한마디로 트럭엔 25%, 버스엔 10%의 관세가 붙습니다.
그건 단순한 세금이 아니라,
“제조업, 다시 돌아와라”는 신호죠.
그래서 이번 조치는 묘하게 이중적이에요.
한쪽에선 완화, 다른 쪽에선 압박.
한쪽은 숨을 고르게 해주고, 다른 쪽은 근육을 조이는 식이죠.
그 리듬이 묘하게 교차합니다 —
유연함과 단단함이 한 곡 안에서 동시에 울리는 느낌.
이 흐름의 배경에는 11월 대법원 심리가 있습니다.
만약 행정부가 거기서 패한다면,
이전의 ‘상호주의 관세(Reciprocal Tariffs)’는 되돌려야 합니다.
그 수천억 달러의 무게를 피하려면,
지금부터 길을 조금씩 틀어야 하죠.
그래서 나온 게 이번 ‘관세 리셋’.
정면 돌파 대신, 경로 변경.
시장으로 내려오면 그 파장은 섬세합니다.
🍫 초콜릿 업계는 안도의 숨을 내쉬고,
🚛 자동차 산업은 긴장된 눈으로 표를 들여다봅니다.
허쉬(Hershey)는 코코아 값이 오르자 정부와 협상 중이고,
‘치킨 오브 더 씨(Chicken of the
Sea)’는
참치 관세 완화를 바라보며 “이건 건강한 음식의 문제다”라고 말하죠.
그 말엔 단순한 로비 이상의, 생존의 떨림이 있습니다.
이건 단순한 경제 정책이 아닙니다.
이건 리듬의 재정렬이에요.
미국이 세계와 맺는 관계의 톤을,
강경에서 전략적 유연성으로,
벽에서 문으로 바꾸는 시도입니다.
“만들 수 없는 건 받아들이고,
만들 수 있는 건 스스로 만들어라.”
그게 지금 트럼프식 ‘공진(共振)’의 새로운 형태입니다.
하나는 보호, 하나는 개방.
둘의 진동이 섞이면서 만들어내는
묘한 긴장과 조화의 주파수.
그 주파수는 지금, 워싱턴의 공기 속에서
아주 천천히 — 그러나 확실히 — 바뀌고 있습니다.
- 공유 링크 만들기
- X
- 이메일
- 기타 앱

댓글
댓글 쓰기